🏛 당신의 다양성을 이용해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온큐레이션과 협업한> 고려대학교 패션 학회 ‘옷거리’의 고유나, 송도현, 최연수입니다. 좋은 기회로 온큐레이션과 함께 글을 작성하고 간담회도 진행하였는데요. 콘텐츠를 기획하며 다양한 패션 이슈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간담회를 통해 학회원 및 온큐레이션 편집부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다각적인 시각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오늘 다양성의 상업적 이용이 가진 양면성을 주제로 작성한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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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유엔 공식 발표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섰다. 이제 전 세계에는 80억 개의 개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최근 ‘나를 나답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방식이 뜨기 시작하면서 ‘개성 중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성격과 가치관, 그리고 개인적 선호도와 같이 외적인 형태로 구분할 수 없는 개성, 즉 내면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조가 확산하면서 표면적 다양성 역시 함께 대두되었다. 표면적 다양성이란 성별, 인종, 나이, 신체적 조건 등 외적 형태에 따라 구분되는 다양성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에서 다양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세계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페이스북(Facebook)’은 ‘다양성’을 조직의 핵심 가치로 내세워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등용하고, 다양성과 포용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Makeup for All” 미국의 가수 리아나(Rihanna)가 2017년 런칭한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Fenty Beauty)’는 이전까지 화장품 업계에서 다루지 않았던 다양한 피부색을 커버하는 40가지 파운데이션 색상을 선보였다. 펜티 뷰티는 ‘세상의 모든 피부색을 커버할 수 있다’는 찬사를 받으며 다양성의 시대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여러 분야에서 앞다투어 다양성을 외치는 상황을 보건대 이제 다양성이 현대 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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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다양성의 가장 대표적인 키워드 세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는 기성 사회의 마른 체형, 하얀 피부 등의 이상적인 미적 기준을 벗어나 신체 크기, 나이, 성별, 인종 등과 관계없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사회 운동이다. 보디 포지티브는 패션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브랜드에서 다양한 체형과 인종, 연령대의 모델을 사용하거나 다양한 체형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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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리스(Genderless)’, 혹은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은 젠더리스 브랜드나 이를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 대거 등장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진 키워드다. 젠더리스는 남성과 여성, 혹은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의 구분을 피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젠더리스를 지향하는 이들은 페미니스트 등의 특정 사상가들뿐만 아니라 패션을 비롯한 사회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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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는 최근 국내 매체에서도 관련 기사가 늘어나며 주목받고 있지만, 서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기에 국내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키워드다. 젠더 플루이드란, 젠더리스 혹은 젠더 뉴트럴과는 달리 한 사람의 심리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 성별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젠더리스 혹은 젠더 뉴트럴과 같이 근본적으로 성별의 구분 자체를 피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젠더 플루이드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 여성과 남성만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에도 위치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젠더리스와 젠더 플루이드 이 두 사상의 공통점은 ‘그들(They)’이라는 단어를 통해 성별의 중립성과 유동성을 표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젠더리스와 젠더 플루이드는 비슷한 듯 다른 점을 지니고 있기에, 둘의 차이점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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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비 인형만 런웨이에 서는 시대는 끝났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젊고, 마르고, 섹시한 백인’ 모델이 런웨이에 서는 것은 불문율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무대 위 화려한 모습과 달리 패션모델들은 섭식 장애를 앓을 만큼 혹독하게 체중을 감량하며 자기 몸을 깎아내야 했다. 2017년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모델의 허리가 24인치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패션쇼에서 쫓아내 파장이 일었던 것을 보면 이 업계의 잔인한 실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패션업계가 깡마른 모델들을 내세워 비정상적인 미의 기준을 각인시킨다’라는 비판적 여론과 더불어 패션모델들의 건강 문제가 지속되자, 2017년 프랑스에서는 ‘마른 모델 퇴출 법안’이 발효되었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과 미국에서도 마른 모델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패션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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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패션계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분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부터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의 모델들이 런웨이에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취지의 자기 몸 긍정주의, 보디 포지티브가 새롭게 등장했다. 2021년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이나 ‘샤넬(Chanel)’ 등 유명 패션 기업을 필두로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 다양한 체형, 인종, 연령대의 모델을 사용하고 다양한 체형을 커버하는 상품군을 출시하며, 보디 포지티브는 이른바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보디 포지티브 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들었다. 그들은 대부분 행동주의 소비자에게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보디 포지티브를 표방했으며, 그 관심이 이후에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자 빠르게 태세 전환을 했다. 기업들이 진정으로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자’는 의미를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보디 포지티브를 내세웠다면, 잠깐 빛나고 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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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 X Fenty 2019 Spring Summer ©Fashion 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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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나가 론칭한 란제리 라인 ‘새비지 x 펜티(Savage X Fenty)’의 2019 S/S 런웨이에서는 다양한 체형, 인종, 연령대의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펜티 뷰티에 이어 란제리 라인까지, 여러 분야에서 다양성 포용의 행보를 보여주는 리아나는 가히 다양성 시대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리아나도 다양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을 피할 순 없었다. 새비지 x 펜티의 런웨이에서는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을 기존의 ‘키가 크고 날씬한’ 모델과 비교하여 내세웠다. 이는 자신의 브랜드가 ‘다양한 모델을 사용한 것’을 가시적으로 강조하기 위함이다. 결국, 다양성을 포용한다는 명목으로 또다시 ‘정형화된 미적 기준 vs 다양성’의 구도를 만들고, 다양성의 비 주류성을 부각했다는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패션 기업들이 상업적인 의도만으로 보디 포지티브를 내세웠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행처럼 잠깐 스쳐 간 보디 포지티브 붐과 늘씬한 모델과 나란히 손잡고 대중 앞에 보이는 다양한 모델들을 보면 그러한 면모가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보디 포지티브의 본질을 훼손시키기에 이른다. 이는 다양한 체형을 커버하는 보디 포지티브 브랜드가 대거 등장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진 것을 지켜본 대중들에게 ‘당신의 체형은 비주류에 속한다’는 인식을 이전보다 강하게 심어준 셈이 되었다. 또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이 길쭉한 모델을 중심으로 에워싸고 있는 런웨이를 지켜본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길쭉하고 늘씬한 몸매가 체형적 기준이 된다’는 점과 ‘당신의 체형은 중심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몸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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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 X Fenty 2019 Spring Summer ©Fashion 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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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베이팅(Queer baiting)’이라는 용어는 미디어에서 서브 텍스트를 통해 퀴어적인 요소를 암시하며 LGBT들의 관심을 끌지만, 직접적 표현은 하지 않아 퀴어에 반감을 가지는 대중들로부터 비난은 피하는 방식을 말한다. 퀴어베이팅이 이루어지는 형태는 꽤 다양한데, 미국 드라마 시리즈 <리졸리 앤 아일스(Rizzoli & Isles)>에서는 주인공들은 레즈비언 커플로 위장하기, 묘한 눈빛 주고받기, 서로 만지기 등 동성 간 우정과 사랑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모습들을 묘사한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남자 이성과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두 사람 간의 관계는 ‘우정’이지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에 드리마 관계자들은 해석은 자유라며 주인공들의 퀴어 가능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는 작품에 대해 열린 해석이 가능하게 하여 풍부한 감상 및 해석을 의도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중들이 영화의 설정을 통해 주인공들이 동성이라는 이유로, 당연하게 연애 감정을 배제하게 만드는 데에 문제점이 존재한다. 즉, 사람들에게 ‘동성이면 사랑은 아닐 거야.’라는 인식을 강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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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례로 세계적인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는 성소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퀴어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 이익을 얻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해리 스타일스는 공개적으로 자신이 퀴어임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바이 섹슈얼을 담은 가사의 노래를 내고, 콘서트에서 프라이드 깃발을 흔들고, 드레스와 치마를 입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야 할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며 그도 이런 의견을 인터뷰 등에서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진정성’이다.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단지 마케팅의 수단으로 퀴어 요소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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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인 ‘아리아나 그란데 (Ariana Grande)’ 역시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암시하면서 퀴어베이팅을 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노래 ‘모노폴리’의 가사에는 내용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I like women and men."이라는 가사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여배우와의 키스가 담긴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성소수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한편으로는 성소수자 문화를 상업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정성 없이 퀴어 요소를 활용하는 것은 단순히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청자 수를 확보하고 인기를 얻기 위한 ‘장사 수단’으로서 성 정체성을 이용하는 것은 LGBT에게는 매우 불쾌한 일이다. 그러니 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여전히 LGBT 관련 콘텐츠는 자극적으로 생산되고 또 소비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퀴어 요소를 생산 및 소비하게 되면서, 오히려 퀴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왜곡되거나 특정한 콘셉트로 소비될 위험성이 커졌다. 진정한 이해와 공감 없이 가볍게 퀴어 요소를 생산 및 소비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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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다양성의 상업적 이용은 부정적 결과만 초래하는 것일까? 실상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다양성의 상업적 이용은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앞서 소개했듯이 2021년의 트렌드는 보디 포지티브였다. 쇼핑 리뷰 솔루션 ‘크리마(Crema)’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쇼핑몰 패션 카테고리 리뷰에서 ‘예쁘다’기보다 ‘여유 있다’, ‘편하다’ 등 키워드의 비중이 전년 대비 높아졌다. 물론,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전염병이 확산함에 따라 홈트레이닝과 같이 건강을 중시하는 행위가 유행하고 실내 활동이 증가한 것 역시 해당 키워드 비중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보디 포지티브가 수면위로 끌어 올려져 하나의 강력한 트렌드가 되는 데에 크게 기여한 것은 여러 브랜드의 ‘다양성의 상업적 이용’임이 자명한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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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Olly Alexander (R) Lil Nas X ©Popsug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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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팝스타와 국내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앞장서서 보여주는 젠더 플루이드 패션 역시 다양성을 의도적으로 이용한 ‘퀴어베이팅’이라며 비판받기도 하지만, 성별의 장벽을 허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해리 스타일스가 미국 보그의 표지에서 착용한 전형적인 남성성을 벗어난 드레스와, ‘릴 나스 엑스(Lil Nas X)’가 시상식에 입고 나온 화려하고 대담한 드레스, ‘올리 알렉산더(Olly Alexander)’의 크롭탑 등을 주목해보자. 뿐만 아니라 진주 아이템 같은 경우 해리 스타일스 외에도 ‘퍼렐 윌리엄스(Pharrel Williams)’, ‘구찌 메인(Gucci Mane)’, ‘에이셉 라키(A$AP Rocky)’ 등 오늘날 다양한 분야의 팝스타가 애용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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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지드래곤과 송민호를 비롯하여 이정재, 폴 킴까지 여러 아티스트 및 배우들이 진주 아이템을 착용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프로농구 선수 최준용이 기자회견에 진주 목걸이를 착용하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는 진주 아이템을 착용한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남성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진주를 활용한 스타일링 역시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여성의 전유물이 남성까지 확장된 사례와 더불어 남성의 전유물인 드로어즈 팬티 또한 여성용으로 출시된 뒤 판매 호조를 보이는 등 사회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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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미디어 및 유명인이 퀴어 요소를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퀴어베이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이러한 상업적 이용이 사회적으로 퀴어에 대해 수용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에 기여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엔 커밍아웃할 경우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는 듯했으나, 현재는 보다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그들만의 포지션이 형성되었다. 풍자테레비, 조송, 동준사장TV 등 여러 LGBT 유튜브 채널은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풍자테레비의 풍자는 공중파에도 출연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예능 및 OTT에서도 <시멘틱 에러>, <나의 별에게>, <메리퀴어> 등 퀴어 소재의 다양한 작품들이 어느 때보다 활발히 등장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LGBT들의 다양한 미디어 활동 역시 대중들이 사회적인 편견에서 벗어나는 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들이 한 개인에 대해 성 지향성과 같은 정체성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친근감과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과거처럼 성소수자가 ‘보통과는 다른 존재’로 인식되어 사회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 그 자체로서 존재하며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며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부분은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부분적 특성만 가지고 그 사람을 편협하게 판단할 것이 아니라 개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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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RA ESSENTIAL ©Fashionbi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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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러 분야의 기업과 인물이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다양성 수용에 대한 대중의 태도와 사회적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분명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진정성은 의심받고 있다. ‘자라(ZARA)’가 공개한 젠더리스 룩은 모두 무채색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데, 이는 ‘여성의 색은 핑크, 남성의 색은 블루’라는 색상의 성별 구분에 근거하여 색조를 모두 제거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젠더리스 사상의 ‘성별의 구분을 피하고자 한다’는 내용과 달리, 여전히 색상의 성별 구분이 있음을 전제하고 젠더리스를 무채색 뒤에 숨기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성에 대한 기업의 깊이 있는 이해와 존중의 태도가 부족하다면 대중에게 왜곡된 인식을 전달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과 인물은 진정성 있는 태도로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 그런데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 ‘키가 작은 모델’, ‘바이, ’게이’ 등의 이름으로 타인을 규정할 필요가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과연 우리에겐 타인을 특정 부류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이유가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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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체성에 대해 규정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언급해야 할 의무를 못 느끼겠다.”
- 해리 스타일스의 CNN 인터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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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erspective, Different S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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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큐레이션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트렌드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색다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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